생활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사는 시간관리법; context switching에 대해

버군 2023. 4. 9. 16:00

티스토리 첫 포스트로 시간관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시간관리에 대한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서평을 네이버 블로그에 남긴 바 있는데

 

내가 최근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시간관리법에 대한 내용은 없는 것 같아서 여기에 기록하려고 한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context switching이다. 맥락 전환이라고 번역될 수 있을 것 같다.

 

니콜라스 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이 주제에 대한 관심이 생긴 이유는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읽고부터다.

 

책에서는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로 사람들의 집중력이 쉽게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저하되고 있다고 한다.

 

예전 세대에는 책이든 영상이든 앞에서부터 뒤로 한 방향을 따라가며 컨텐츠를 읽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스마트폰과 전자 기기 때문에 한 방향으로 컨텐츠를 따라가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어딘가 다른 곳으로 자꾸 주의가 분산되는 팝콘 브레인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이 팝콘 뇌에 한번 길들여지면 뇌신경 회로의 고착화 때문에 집중력이 강한 뇌로 다시 되돌리기도 어렵다고 한다.

 

자녀들, 미성년자의 경우에는 아예 팝콘 뇌에 가까운 방향으로 뇌신경 회로가 발달할 것이다.

 

안 그래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스마트폰 때문에 더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나 역시도 그러한 상태에 빠질까봐 항상 스스로를 경계하고 있는데 그게 잘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스마트폰이 일조한 습관 때문에 현대인들은 하나의 일을 진득하게 하지 못하고 자꾸 다른 곳에 주의를 옮긴다.

 

시간관리 방법론에서 가장 중요시 되는 것이 집중해서 한 가지를 일을 마무리하는 것인데

 

그와는 정반대로 습관이 만들어지고 있으니 요즘 사람들일수록 시간이 없다고 불평을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Fear is not the mind-killer. Context switching is the mind-killer."

 

2021년 1월 26일에 트위터에서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트윗한 영상에 나타나는 글이다.

 

https://twitter.com/elonmusk/status/1354028345629974530

 

트위터에서 즐기는 Elon Musk

“https://t.co/gpcvjIBTLM”

twitter.com

 

fear is the mind-killer. dune poster

 

"I must not fear. Fear is the mind-killer."

 

원래는 듄(Dune) 시리즈에 나오는 대사를 패러디한 것이다.

 

정확히 무슨 뜻으로 저런 영상을 옮겨놓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위에서 전개한 맥락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 context switching은 컴퓨터에서 CPU가 하나의 작업을 하다가 중지하고 해당 프로세스를 보관한 채 다른 작업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컴퓨터가 이 작업 하다가 저 작업 하는 게 마인드 킬러랑은 관계가 없어 보이니 일론 머스크 역시 집중력이 흩뜨려지는 것에 대한 경계를 말하고자 한 것 같다.

 

집중력을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맥락 전환을 없애거나 그 시간을 가능한 줄여야 한다.

 

시간관리를 하는 모든 이들은 이에 대해 인지하고 맥락 전환 시간을 줄여 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은데 의아하게도 국내에는 이에 대한 용어도 따로 없는 것 같다.

 

국내 문서를 찾아 봤을 때 비슷한 말로 작업 전환 비용(task-switching) 같은 용어가 있던데 뜻이 좀 다르다.

 

작업 전환 비용은 말 그대로 어떤 일을 하다가 다른 일로 전환할 때 생겨버리는 비용을 말하는 것으로 switching cost가 더 정확한 용어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하루하루의 시간에서 맥락 전환 시간을 줄이기만 해도 시간에 많은 여유가 생김을 느끼고 있다.

 

보통은 어떤 일을 잠시 멈춘 뒤에는 잠깐의 여유 시간을 갖고 밍기적 거리다가 한참 후에야 다시 작업에 몰두한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에는 이 여유 시간을 휴식 시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었겠지만 요즘에는 휴대폰 때문에 그것도 안 된다.

 

휴대폰에서 쏟아지는 노티피케이션, 뉴스, 버튼들은 쉴 새 없이 눈과 손가락, 뇌를 굴리면서 쉴 틈을 주지 않는다.

 

휴대폰뿐만 아니라 작업의 중간중간에는 이렇게 잠시 어딘가에 정신이 팔려 있는 시간이 꽤 된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올 때, 잠시 밥을 먹을 때, 잠시 휴식시간을 가질 때, 잠시 전화 통화를 할 때 이 모든 상황의 앞뒤에서 맥락 전환 시간이 생긴다.

 

그러니까 하루에 열번 정도의 맥락 전환 시간이 있다고만 쳐도, 하루에 무의미하게 흘려버리는 시간이 매우 많은 것이다.

 

최근에 점점 더 크게 느끼고 있는데 하루의 시간은 너무 짧다. 1분이라도 아낄 수 있으면 아껴야 한다.

 

요즘에는 맥락 전환 시간을 없애야겠다고 이따금씩 강하게 의식한다. 그러면 곧바로 다음 일이 진행이 되고, 낭비될 뻔 했던 시간을 실감하게 된다.

 

하루 내내 맥락 전환 시간을 삭제한다면 그건 좀 인간미가 없으니까 맥락 전환 시간을 아예 없앨 수는 없다.

 

하지만 몇 번씩 반복되는 맥락 전환 시간 중에 의식적으로 한 두개만 삭제해도 우리는 더 많은 생산적인 일, 하고 나면 기분이 홀가분해지는 일들을 할 수 있다.

 

여기 소개하기엔 하찮은 것이지만 맥락 전환 비용을 줄이기 위한 고안한 실질적인 방법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눈에 휴대폰과 버튼, 링크를 치우는 것이다. 컴퓨터로 뭔가 집중을 해야하는 작업을 할 때 작업표시줄을 숨기고 휴대폰을 치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둘째는 작업을 하다가 텀블러나 컵으로 물을 마실 때 고개를 들고 되는데, 이때 빨대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눈이 모니터나 책에서 떼지 않고도 물을 마실 수 있다. 하찮은 방법이긴 한데 물을 마시느라 놓쳤던 맥락을 더듬는 시간이 없어져서 만족하는 방법이다.

 

셋째는 밤에 작업을 충분히 했다 싶으면 휴대폰을 집어들지 말고 곧바로 침대에 눕는 것이다. 이게 쉬운 게 아닌 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자기 전에 화장실에 가서 씻기도 하고 TV를 켜보기도 하고 휴대폰으로 뉴스나 카카오톡 메신저를 보기도 한다. 이런 습관은 잠 자는 시간을 늦추고 결과적으로 수면 시간을 줄여서 다음 날 컨디션에 악영향을 끼친다.

 

여기까지가 최근에 정리한 내 생각이고, 그 외의 방법은 이제 찾아나가려고 한다.

 

모두들 context-switching으로 mind-kill 하지 말고 소중한 하루를 집중해서 알차게 보내자.